항목 ID | GC062013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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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함안군 |
집필자 | 정정헌 |
[정의]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달래 고개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달래 고개」는 무더운 여름에 길을 가다가 고갯마루에서 소나기를 맞아 모시옷이 달라붙은 형수의 몸을 보고 충동을 느낀 시동생이 자신의 남근을 바위에 찍어 죽게 되자, 이에 형수가 "죽기 전에 달래나 보지 미련한 중생아!" 하며 한탄하였으므로 그곳의 이름을 달래 고개로 하였다는 지명 유래 전설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5년 함안 문화원에서 간행한 『함안의 구전 설화』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옛날 어느 무더운 여름날, 형수와 시동생[혹은 남매라고도 함]이 함께 길을 갔다. 그런데 형수는 날씨가 더워 조금이라도 시원할까봐 풀 먹인 모시옷을 입고 있었다. 처음에는 시원한 것이 날아갈 듯 하였다. 한참 가다 고갯마루에 이르자 소나기가 쏟아졌지만 피할 만한 곳도 찾을 겨를이 없었다. 이미 옷은 다 젖어 둘은 그대로 고개를 넘기로 작정하였다. 고갯마루에 오르니 바람마저 불어와 비 맞은 모시옷은 살갗에 찰싹 달라붙어 앞서 가는 형수의 속살이 훤히 다 비치었다. 앞서 가는 둥그스럼한 형수의 엉덩이가 내리막길에서 요리조리 비틀거렸다. 그러자 시동생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운데 그 놈이 화를 내어 독사 대가리마냥 끄떡방아를 찧어대는 것이었다.
고개를 다 내려와 형수는 시동생의 기척이 없어 뒤를 돌아보니 시동생이 저만치서 쓰러져 있었다. "도련님!" 하며 불러 보았으나 대답이 없어, 그 참 이상하다 생각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보니, 시동생은 거시기를 바위 위에 올려 놓고 돌맹이로 찧어 피를 흘리며 죽어 있었다. 형수는 뭔가 잡히는 게 있어 자신의 몰골을 찬찬히 내려다 보았다. 옷만 입었다 뿐이지 벗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모든 것이 자신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깨달은 형수는 "미련한 도련님아! 죽을 것까진 없잖아. 죽기 전에 달래나 보지 미련한 중생아!" 하면서 서럽게 울부짖었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이 고개를 달래 고개라 부르게 되었다.
[모티프 분석]
「달래 고개」의 주요 모티프는 ' 형수와 시동생 간의 근친상간(近親相姦)'이다. 결코 이루어져서는 안 될 사랑을 담고 있는 「달래 고개」는 근친상간의 금기 때문에 시동생이 죽었다는 이야기로 인간의 본능과 윤리적 가치관에 대한 인간적 물음이 집약되어 있다. 「달래 고개」는 「달래나 고개」라는 이름으로 전승되는 광포 전설의 하나로서, 인근 창원시에서 전해 내려오는 「마야령」도 유사한 모티프를 가지고 있다. 대개 남매가 등장하는데 함안 지역에서는 형수와 시동생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