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은 어버이날이지만 현재는 공휴일도 아니고, 특별히 무엇을 해야 한다는 공식적인 풍습이 정해져 있지도 않다. 부모가 생전에 계신 자식들만이 부모님을 찾아뵙거나 또는 전화 드려서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과 그동안 효도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운 날이다. 이런 어버이날을 공암1리는 어떻게 보낼까?

놀라운 것은 언제적부터인가 마을행사로 치러지게 된 어버이날 행사가 지금까지 변함없이 마을회관에서 공동으로 치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행사는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음식을 준비하여 그 정성을 마을회관에서 노인들에게 베풀고 그들도 함께 즐기는 행사로 주로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점심을 함께 먹고 노래와 춤등으로 오후를 놀면서 보내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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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암리 - 어버이날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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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행사 - 아이들의 재롱

올해(2007년)도 역시 공암1리 이장 서만호 씨는 10시 30분부터 음심준비에 한창인 아주머니들과 함께 웃으시며 회관 마이크를 잡고 방송에 들어간다. 우선 트롯음악으로 주의를 환기시킨 다음 맛있는 식사가 준비되어 있으니 반드시 노인분들을 모시고 점심을 먹으러 회관으로 와야 한다는 단단한 다짐을 하는데, 이 방송이 끝나자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더니 곧이어 회관이 북새통을 이룬다.

재미있는 것은 마을 어른들이 각자 오른쪽 가슴에 꽃을 달고 와서는 내내 꽃을 빼어놓지 않고 즐기신다는 것이다. 마을사람들이 많이 모여 마을회관 안으로 주민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워지자, 회관 앞마당에는 큰 천막까지 쳤다.

점심식사에 오른 음식은 수육과 육개장이 주 메뉴요, 오이무침, 파전, 호박나물, 고사리무침 등은 기본 반찬이다. 여기에 마을 행사마다 절대 빠지지 않는 계룡산동동주가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또 북바위 자리에 세워진 中央이엔비 공장에서는 이번 어버이날 마을잔치를 위해서 수박, 소주, 음료수 등을 무려 6박스나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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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행사 물품

행사에서 가장 바쁜 분들은 부녀회 회원들로 음식준비방과 거실, 회관 마당 한쪽에서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한다.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 여자 분들과 할머니들은 동쪽 방에 자리를 차지했고, 할아버지들은 서쪽 큰 방을 차지하고 앉아 술과 음식을 먹어가며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눈다. 이곳은 아직도 남녀칠세부동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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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행사 - 음식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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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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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행사 - 음식 준비

오늘 행사에서는 점심을 먹기 직전 전년도 마을 임원단 중 노고가 많았던 사람을 뽑아 공로상을 수여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에는 전 총무님께 상패와 상품(은수저set)이 돌아갔으며, 곧이어 올해 초 공암 1리로 일자리를 찾아온 조선족 이화자 아주머니를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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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행사 - 감사패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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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행사

식후에 후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다, 회관 옆 해맑은 어린이집 아이들이 공연을 와 노래와 춤을 선사하기도 했고, 이후에는 마을회관에 구비된 노래방 기계로 노래무대가 열리기도 하였다. 지금까지는 매년 마을 여자 분들이 풍물놀이로 어른들을 즐겁게 해드렸다고 하는데, 올해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준비를 하다가 중도에 그만두게 되었다.

무엇을 명분으로 마을행사가 열리든 행사 때마다 동네 사람들은 모두 한마음이 되어 한바탕 즐긴다. 이 행사를 위해서 부녀회에서는 올 봄 처음으로 동학사에서 술과 전을 팔아 번 수익금 25만원을 동네에 기부하기도 하였다. 이곳저곳에서 들어오는 수익금이 아니라면 행사를 치를 수 없으며, 그 중에서는 먼 타지에서 어버이날이라고 부모를 찾아 올 수 없는 자식들이 부모님을 위해 보내는 성금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고 이장님은 말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