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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룡산과 견훤」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501940
한자 地龍山-甄萱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시대 고대/삼국 시대/신라
집필자 박유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81년 - 「지룡산과 견훤」 『내 고장 전통문화』에 수록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1년 - 「지룡산과 견훤」 『청도군지』에 수록
관련 지명 신원리 -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지도보기
관련 지명 지룡산 -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지도보기
성격 설화|전설|지명 전설|인물 전설|이물교혼담
주요 등장 인물 처녀|부모|총각[지렁이]
모티프 유형 이물교혼

[정의]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지룡산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지룡산과 견훤」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지룡산과 후백제를 세운 견훤(甄萱)[867∼936]이 관련된 전설이다. 지룡산은 산 정상부에 있는 지룡산성에서 유래하였는데, 지룡산성은 지룡(地龍)의 아들인 후백제의 견훤이 성을 쌓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채록/수집 상황]

「지룡산과 견훤」은 청도군에서 1981년에 발간한 『내 고장 전통문화』와 1991년에 발간한 『청도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지룡산에 있는 지룡산성에 얽힌 전설이다.

신라 후기 신원리 내포 마을에 한 아름다운 처녀가 살고 있어 주위 젊은이들의 흠모의 대상이 되었다. 처녀는 부모님을 모시고 화목하게 살았다. 어느 날 밤 처녀가 방문을 잠그고 자는데, 인기척에 놀라서 깨어 보니 낯선 총각이 방에 들어와 머리맡에 앉아 있었다. 처녀는 너무 놀라 소리도 못 질렀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처녀가 “누구신데 이 밤중에 처녀 혼자 자는 방에 들어왔습니까?” 하고 물었다. 총각은 “나는 여기서 좀 떨어진 곳에 살고 있으나 낭자를 주야로 사모하던 끝에 이러한 무례를 범하게 되었으니 너무 책망하지 마시오.”라고 대답하였다. 처녀가 총각의 말을 듣고 그 풍모를 자세히 살펴보니 믿음직하고 늠름하였다. 저도 모르게 총각에게 이끌린 처녀는 마음을 놓고 총각과 정을 나누었다. 총각은 매일 자정이 지나면 처녀의 방을 찾아와 사랑을 나누고 첫닭이 울기 전에 떠났다.

한편 처녀의 부모는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곳곳에 좋은 혼처를 구했으나 딸이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렸다. 부모는 딸이 따로 좋아하는 젊은이가 있다고 생각하고는 딸을 어르고 달래며 추궁하였다. 그러나 처녀는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고 딱 잡아떼었다. 처녀의 부모는 딸의 말을 믿었다.

그런데 몇 개월 후 처녀가 아기를 잉태하였다. 처녀는 임신한 것을 부모에게 숨기기 위해 배를 천으로 친친 동여매었으나 결국에는 부모에게 들키고 말았다. 부모는 딸을 앞에 앉혀 놓고 어찌 된 일인지를 따져 물었다. 처녀는 더 이상 감출 수가 없어 지난 일들을 부모에게 낱낱이 이야기하였다. 부모는 깜짝 놀랐으나 딸이 이미 임신을 하였으니 하루바삐 총각의 집에 통혼을 하여 혼례를 치르기로 하고 딸에게 총각의 거처와 이름을 물었다. 그러나 처녀가 눈물을 흘리며 대답하기를 “죄송하오나 총각의 거처도 이름도 모르옵니다. 다만 앞으로 석 달만 기다리면 소녀를 아내로 맞이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또한 그때까지는 자신의 거처와 정체를 알려고 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하니 석 달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라고 간청하였다. 처녀의 부모는 할 수 없이 딸의 말을 믿고 석 달을 더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처녀가 임신을 하였다는 소문이 온 마을에 쫙 퍼지고 말았다. 그렇지 않아도 딸이 임신하였다는 소문이 날까 봐 노심초사하던 처녀의 어머니는 크게 당황하였다. 그래서 딸에게 총각이 말한 대로 오랫동안 기다릴 수 없으니 당장이라도 총각의 부모를 찾아 혼사를 올릴 수 있도록 총각이 찾아오면 잘 말하도록 일렀다.

처녀는 그날 밤 찾아온 총각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하루빨리 혼사를 치르자고 부탁하였다. 그러자 총각이 “여보 낭자, 이제 겨우 한 달도 남지 않았으니 참고 기다리시오.”라고 대답하였다. 이튿날 처녀가 총각의 말을 부모에게 전하자 처녀의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총각의 말을 믿고 기다리자고 하였다. 그러나 처녀의 어머니는 “안 된다. 만약 총각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너는 애비 없는 자식을 낳게 된다. 그렇데 되면 아이와 너의 신세가 어떻게 되겠느냐?”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며칠 후, 처녀의 어머니는 명주실꾸리를 딸에게 주면서 “오늘밤 총각이 다시 너를 찾아오면 그 발목에 명주실을 묶어 두어라. 실을 따라가면 총각의 거처를 알 수 있을 것이니 꼭 시킨 대로 하려무나”라고 당부하였다. 그날 밤에도 총각은 여전히 처녀의 방을 찾았다. 처녀는 어머니가 당부한 대로 총각의 발목에 명주실을 몰래 묶어 두었다. 다음 날 새벽 총각이 떠나고 나서 날이 훤히 밝자 처녀의 부모는 딸의 방으로 가서 명주실을 확인하였다. 명주실은 창문 구멍으로 빠져나가 있었다.

처녀와 부모가 명주실을 따라가자 복호산 중턱에 위치한 깊은 동굴 속으로 이어져 있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오색찬란하고 짚동같이 큰 지렁이 한 마리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 처녀의 지렁이를 잡고자 하였으나 너무 커서 잡을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궁리 끝에 노루 가죽을 가져와서 지렁이의 몸통에 씌워 죽였다. 그날 밤부터 총각은 처녀의 방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 후 처녀가 아이를 낳았는데 이 아이가 자라서 황간(黃磵) 견씨(甄氏)의 시조인 후백제의 왕 견훤이 되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지룡산과 견훤」의 주요 모티프는 ‘이물교혼(異物交婚)’이다. 이물교혼 모티프는 비범한 인간의 출생담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지룡산과 견훤」에서는 견훤의 출생담을 담고 있다. 견훤의 아버지는 평범한 인간이 아닌 ‘큰 지렁이’이라고 하여 견훤이라는 인물의 비범성을 극대화하였다. 그러나 지렁이는 흔히 ‘용(龍)’과 유사하게 출생담에 사용되어 비범한 인물의 출생을 나타내나 출생 인물의 최후가 비극적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지렁이’와 ‘용’ 모두를 영물(靈物)로 간주하나 ‘용’을 ‘지렁이’보다 상위의 영물로 여기는 전승 집단의 의식이 담겨진 것으로 보여진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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